장국영6 영웅본색 2, 왜 이 영화는 총격전보다 청춘의 기억으로 더 오래 남았을까 이렇게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영화가 있다. 내게는 《영웅본색》 시리즈가 그랬다. 중학교 1학년 때 혼자 극장에 들어가 《영웅본색》 1편을 봤고, 중학교 3학년이던 1988년에는 《영웅본색 2》를 극장에서 봤다. 지금 생각하면 영화 한 편에 그렇게까지 빠질 수 있었나 싶지만, 당시에는 정말 그랬다.주윤발처럼 이쑤시개를 물어보고 싶었고 바바리코트를 입으면 괜히 걸음걸이까지 달라졌다. 학교에서도 비슷한 친구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조폭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동경했던 것은 총을 든 범죄자의 삶이 아니라 화면 속 인물들이 보여준 멋과 의리, 자기 사람을 끝까지 지키려는 태도였다.그래서 가끔 “조폭 영화가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느냐”는 말을 들으면 나는 쉽게 그렇다고도,.. 2026. 9. 22. 영웅본색, 주윤발의 쌍권총보다 오래 남은 건 왜 ‘의리’였을까 중학교 시절 처음 《영웅본색》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주윤발이었다.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긴 코트를 휘날리며 쌍권총을 쏘는 모습은 당시 기준으로 정말 충격적일 만큼 멋있었다. 나도 괜히 성냥개비를 입에 물어보기도 했고, 주윤발의 표정이나 걸음걸이까지 따라 하고 싶었던 기억이 난다. 적룡과 장국영도 강하게 남았지만, 처음 영화를 봤던 당시에는 확실히 주윤발의 존재감이 가장 컸다. 당년정이 흘러나오면 괜히 마음이 비장해지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분위기가 오래 남았다.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영웅본색》에는 화려한 총격전도 많고, 주윤발의 스타일도 강렬한데 내가 이 영화를 떠올릴 때 가장 오래 남는 단어는 결국 ‘의리’다. 왜 이 영화는 액션보다 의리의 .. 2026. 9. 5. 아비정전 리뷰 (발 없는 새·왕가위·장국영) 가장 슬픈 청춘의 이야기 "발 없는 새는 평생을 날다가 딱 한 번, 죽을 때만 땅에 내려앉는다." 장국영이 아비정전에서 내뱉은 이 한 마디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솔직히 "이게 무슨 이야기지?" 싶었는데, 이상하게 영화가 끝나고도 며칠 동안 그 눈빛과 대사가 계속 따라다녔습니다.발 없는 새, 처음엔 몰랐습니다처음 아비정전을 봤을 때는 정말 어리둥절했습니다. 극적인 사건도 없고, 주인공이 무엇을 원하는지 직접적으로 설명해 주지도 않습니다. 이른바 미장센(mise-en-scène) 중심의 연출 방식인데, 여기서 미장센이란 대사나 사건보다 화면 구도, 조명, 배우의 시선과 표정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영화 기법을 뜻합니다. 왕가위 감독은 이 방식을 극단까지 밀어붙이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제가 처.. 2026. 6. 6. 종횡사해_도둑이 넘 낭만적이이야 (주윤발, 장국영, 홍콩 영화의 가장 낭만적인 순간) 홍콩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영웅본색, 첩혈쌍웅, 천장지구 같은 작품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자주 다시 보는 홍콩 영화는 종횡사해입니다. 영웅본색이 뜨거운 의리를 보여주고, 첩혈쌍웅이 고독한 영웅의 비극을 보여주었다면, 종횡사해는 홍콩 영화 특유의 낭만과 자유로움을 가장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분위기였습니다. 당시 홍콩 영화라고 하면 총격전과 조직 간의 대결이 먼저 떠올랐는데, 종횡사해는 전혀 달랐습니다. 세련된 유럽의 풍경, 경쾌한 음악, 그리고 여유 넘치는 주윤발의 모습은 기존 홍콩 누아르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흘러도 이 영화만의 분위기는 여전히 특별하게 느껴집니다.주윤발이 보여준 가장 여유.. 2026. 6. 4. 패왕별희_천만가지 표정이 놀라울 뿐 (장국영, 경극, 인생영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봐야 할 작품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그 영화가 바로 패왕별희였습니다.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는 솔직히 쉽지 않았습니다. 경극이라는 낯선 소재와 중국 현대사의 복잡한 배경이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난 뒤에는 며칠 동안 깊은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특히 장국영이 연기한 데이의 모습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영화 속 데이는 무대 위에서는 우희로 살아가지만 현실에서는 자신의 정체성과 사랑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물입니다. 그 복잡한 감정을 장국영은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사실 저는 장국영이라는 배우를 처음 알게 된 것이 천녀유혼과 영웅본색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잘생긴 배우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패왕별희를.. 2026. 6. 3. 천녀유혼_귀신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왕조현,장국영,홍콩영화) 어릴 적 비디오 가게에서 처음 만난 영화가 바로 천녀유혼이었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귀신 영화라고 해서 무서운 작품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 제 기억에 남은 것은 공포가 아니라 슬픔이었습니다. 왕조현이 연기한 섭소천은 제가 영화 속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캐릭터 중 하나였습니다. 사람도 아닌 귀신이었지만 누구보다 순수했고 애틋했습니다.장국영이 연기한 영채신 역시 평범한 서생에 불과했지만 사랑 앞에서는 누구보다 진심이었습니다. 서로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을 알면서도 끝까지 상대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은 어린 나이였던 저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세월이 흐른 지금도 천녀유혼을 떠올리면 화려한 특수효과보다 두 사람의 눈빛이 먼저 생각납니다. 아마도 그 시절 제가 느꼈던 첫사랑의 설렘과 이별의.. 2026. 6.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