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영화 리뷰40 첩혈쌍웅, 성당에서 마주 선 두 남자의 총구가 왜 이렇게 오래 남았을까 성당 안을 날아다니는 흰 비둘기와 주윤발의 쌍권총. 《첩혈쌍웅》을 떠올리면 줄거리보다 그 장면이 먼저 생각난다. 총성이 울리고 사람들이 쓰러지는 장면인데 이상하게도 폭력보다 슬픔이 먼저 남는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주윤발이 총을 드는 모습과 오우삼 특유의 슬로모션이 그저 멋있었다. 당시 홍콩 누아르를 좋아했던 이유도 이런 비장한 멋 때문이었다.그런데 세월이 지나 다시 생각해보면 가장 오래 남는 건 총의 개수나 액션의 규모가 아니다. 서로 반대편에 서 있던 두 남자가 끝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다. 주윤발이 연기한 아쏭과 이수현이 연기한 리경위는 처음에는 쫓는 자와 쫓기는 자다. 하지만 영화가 끝에 다다를수록 둘 사이의 거리는 오히려 가까워진다. 그래서 마지막 성당 총격전은 단순한 액션의 절정.. 2026. 9. 8. 천장지구, 왜 이 영화는 사랑보다 이별이 더 오래 남을까 유덕화와 드레스를 입은 오천련이 오토바이를 타고 밤거리를 질주하는 장면은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선명하다. 처음 《천장지구》를 봤을 때는 그 장면이 그저 멋있었다. 젊은 유덕화의 거친 표정, 하얀 드레스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 빠르게 흘러가는 홍콩의 밤거리까지 모든 것이 낭만처럼 보였다.20대 초반이었던 나에게 이 영화는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청춘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떠올려보면 이상하게도 두 사람이 사랑했던 순간보다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순간이 더 오래 남는다. 행복했던 장면보다 불안했던 눈빛이 먼저 떠오르고, 오토바이 질주도 자유보다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장면처럼 보인다.그래서 지금의 나는 《천장지구》를 사랑 영화라기보다 이별을 이미 품고 시작한 영화로 기억한다. 이 .. 2026. 9. 6. 영웅본색, 주윤발의 쌍권총보다 오래 남은 건 왜 ‘의리’였을까 중학교 시절 처음 《영웅본색》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주윤발이었다.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긴 코트를 휘날리며 쌍권총을 쏘는 모습은 당시 기준으로 정말 충격적일 만큼 멋있었다. 나도 괜히 성냥개비를 입에 물어보기도 했고, 주윤발의 표정이나 걸음걸이까지 따라 하고 싶었던 기억이 난다. 적룡과 장국영도 강하게 남았지만, 처음 영화를 봤던 당시에는 확실히 주윤발의 존재감이 가장 컸다. 당년정이 흘러나오면 괜히 마음이 비장해지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분위기가 오래 남았다.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영웅본색》에는 화려한 총격전도 많고, 주윤발의 스타일도 강렬한데 내가 이 영화를 떠올릴 때 가장 오래 남는 단어는 결국 ‘의리’다. 왜 이 영화는 액션보다 의리의 .. 2026. 9. 5. 메달리온 후기, 초능력 성룡의 활약이 기억에 남은 영화 《메달리온》은 오래전에 혼자 본 영화입니다.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떠올리면 세세한 줄거리보다 초능력을 가진 성룡이 활약하던 모습이 먼저 생각납니다. 제가 이 영화에 주는 점수는 10점 만점에 9점입니다. 오래전에 봐서 모든 장면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봤다는 기억은 확실합니다. 특히 평소에 보던 성룡과 달리 초능력을 가지고 활약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는 영화를 많이 봤기 때문에 오래된 영화는 내용이 조금씩 잊힐 때가 많습니다. 《메달리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제목을 들었을 때 초능력을 가진 성룡이 바로 떠오른다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그래서 지금 제 기억에 남아 있는 것만 가지고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혼자 봤고 지금도 9점을 주고 싶은 영화저는 《메달리온》을 혼자 봤습니다. 누.. 2026. 8. 22. 턱시도 후기, 턱시도 입고 갑자기 파워가 생겨 싸우던 성룡이 기억난다 《턱시도》는 오래전에 혼자 본 성룡 영화입니다. 지금 영화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솔직히 자세하게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제목을 들으면 바로 떠오르는 게 하나 있습니다. 성룡이 턱시도를 입고 갑자기 파워가 생겨 싸우던 모습입니다. 그 장면이 재미있었습니다. 성룡 영화는 예전부터 많이 봤지만 턱시도 하나 때문에 갑자기 움직임이 달라지고 강해져서 싸운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오래전에 본 영화인데도 그 장면이 바로 생각나는 걸 보면 저한테는 꽤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다시 점수를 준다면 10점 만점에 8.5점입니다. 엄청나게 감동받았던 영화는 아니지만 혼자 편하게 보면서 재미있게 즐겼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혼자 봤는데 턱시도 하나는 확실하게 기억납니다제가 오래전에 본 영화를 .. 2026. 8. 21. 워 후기_이연걸과 제이슨 스타뎀보다 마지막 반전이 더 기억난 영화 《워》는 이연걸과 제이슨 스타뎀이 함께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보고 싶었던 영화였습니다. 이연걸 액션을 좋아했고 제이슨 스타뎀 역시 액션영화에서 워낙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라 둘이 한 영화에서 만난다면 당연히 싸우는 장면부터 기대하게 됩니다. 저도 그런 마음으로 혼자 영화를 봤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지금 《워》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두 사람의 액션이 아닙니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입니다. 영화를 거의 다 봤다고 생각했던 순간 지금까지 알고 있던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게 보였습니다. 제가 이 영화에 주는 점수는 10점 만점에 9.5점입니다. 액션도 재미있었지만 저한테 《워》가 오래 기억에 남은 결정적인 이유는 하나입니다. “이 반전 때문에 영화가 기억난다.”이연걸과 제이슨 스타뎀이 .. 2026. 8. 17. 이전 1 2 3 4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