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오브 드래곤》은 오래전에 혼자 봤는데도 마지막 장면이 아직 기억나는 영화입니다. 이연걸 영화를 워낙 좋아해서 보게 됐는데 할리우드로 넘어간 이연걸이 과연 홍콩영화에서 보여줬던 액션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가 궁금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평점은 10점 만점에 9점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악당의 목 뒤에 침을 꽂는 순간은 지금도 기억납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바로 **“아, 이게 키스 오브 드래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콩을 떠난 이연걸, 할리우드에서도 통한다고 느꼈습니다
저한테 이연걸은 할리우드 배우라는 느낌보다 역시 홍콩영화 배우라는 이미지가 훨씬 강합니다. 황비홍이나 방세옥 같은 영화를 통해 워낙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큰 체격도 아닌데 싸움이 시작되면 움직임이 정말 빠르고 상대가 몇 명이든 밀리지 않는 모습이 이연걸의 매력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연걸이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했습니다. 홍콩영화에서 보여주던 이연걸의 장점을 할리우드에서도 제대로 살릴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키스 오브 드래곤을 보고 나서는 충분히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라고 해서 이연걸에게 총만 들려주거나 화려한 폭발 장면으로 덮어버리지 않고 이연걸이 가장 잘하는 빠른 맨몸 액션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연걸이 총을 들고 싸우는 것보다 몸으로 직접 상대를 제압할 때 훨씬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그런 장면들이 살아 있었습니다. 주먹과 발을 쓰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덩치 큰 상대와 붙어도 전혀 작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상대가 크면 클수록 이연걸의 빠른 움직임이 더 돋보였습니다. 홍콩영화에서 보던 이연걸과 배경도 다르고 함께 나오는 배우들도 달랐지만 액션이 시작되면 역시 제가 알던 이연걸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이연걸은 할리우드에서도 통하겠는데.”**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화려한 것보다 빠르고 정확한 이연걸 액션이 좋았습니다
키스 오브 드래곤에서 제가 좋았던 건 액션을 지나치게 거창하게 만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연걸 영화에서 제가 보고 싶은 건 엄청난 폭발이나 자동차가 날아다니는 장면이 아닙니다. 이연걸이 여러 명 사이에 들어가서 빠르게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이연걸은 체격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배우가 아닙니다. 그런데 막상 싸움이 시작되면 그 작은 체구가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움직임이 빠르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오히려 훨씬 강하게 보입니다. 저는 그런 이연걸의 액션을 좋아했습니다. 황비홍에서는 중국 무술 특유의 동작이 강조됐다면 키스 오브 드래곤에서는 훨씬 거칠고 현실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배경이 파리라는 것도 이연걸에게는 낯선 느낌을 줬습니다. 중국을 배경으로 전통 의상을 입고 싸우던 이연걸이 서양 도시 한복판에서 싸우고 있으니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그런 느낌이 금방 없어졌습니다. 결국 액션을 시작하면 이연걸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영화를 혼자 봤는데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면서 본 것도 아닌데 액션 장면에서는 화면에 집중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처럼 영화 정보를 미리 많이 찾아보고 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이연걸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봤고, 보고 나서 재미있었다는 기억이 확실하게 남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다시 점수를 줘도 9점 정도는 충분히 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 목 뒤에 침을 꽂는 순간, 제목이 이해됐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역시 마지막입니다. 다른 액션 장면도 많았지만 세월이 지나고 나니 마지막에 악당의 목 뒤에 침을 꽂는 장면이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처음 영화를 볼 때는 《키스 오브 드래곤》이라는 제목이 왜 붙었는지 크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멋있는 액션영화 제목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이연걸이 침을 사용하는 순간 제목이 연결됐습니다. “아, 그래서 키스 오브 드래곤이구나.” 저는 그 장면이 상당히 강렬했습니다. 총으로 악당을 죽이거나 주먹으로 쓰러뜨리는 흔한 마무리가 아니었습니다. 이연걸이라는 배우에게 어울리는 방식으로 마지막을 끝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침 하나를 이용해서 상대를 제압한다는 설정 자체가 서양 액션영화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이라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는 영화 제목이 마지막 장면에서 제대로 의미를 갖게 되는 이런 구성을 좋아합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제목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키스 오브 드래곤도 그랬습니다. 영화 중간의 세세한 장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어버렸는데 그 마지막 장면만큼은 아직도 기억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9점으로 기억하는 데도 마지막 장면의 영향이 상당히 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연걸은 이연걸이었습니다
주윤발이 할리우드로 진출했을 때도 그랬지만 홍콩영화를 좋아했던 사람 입장에서는 익숙한 배우가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것 자체가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배우마다 느낌은 달랐습니다. 주윤발은 홍콩 누아르에서 보여준 분위기와 감정이 워낙 강해서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조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연걸은 액션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었습니다. 말이 많지 않아도 되고 문화가 달라도 상관없었습니다. 싸움이 시작되는 순간 이연걸이 어떤 배우인지 바로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키스 오브 드래곤을 보면서 무술은 나라가 달라도 통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여전히 황비홍이나 방세옥 같은 홍콩영화 속 이연걸을 더 좋아합니다. 그 영화들을 보던 시절의 추억까지 같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만든 이연걸 영화 중 한 편을 다시 고르라고 한다면 키스 오브 드래곤은 꼭 들어갑니다. 화려한 이야기보다 이연걸이 무엇을 가장 잘하는 배우인지 제대로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오래전에 혼자 본 영화인데도 마지막 장면을 아직 기억한다는 것만으로도 저한테는 충분히 좋은 영화입니다. 마지막에 목 뒤에 침을 꽂는 순간 제목까지 이해됐고,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한 가지 생각이 확실했습니다. “역시 이연걸이다. 할리우드에서도 통한다.” 지금 다시 봐도 저는 아마 그 장면을 기다리면서 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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